잠실에 가면, 李 乙 (이만재) 잠실에 가면 李 乙 (이만재) 잠실에 가면 얼치기 누에고치는커녕 뽕나무 하나 없고 누에방 하나 없다 뽕잎 핑곗거리 요분질하던 뽕계집도 없고 뽕밭에서 요녀와 헤벌쭉 접문하던 변강쇠 사촌도 없다 삼베길삼은 아득한 전설이고 그 옛날 동구 장송골 당집도 부군당도 온데간데 없다 잠실.. 좋은 시 2017.01.12
목화밭, 李 乙 (이만재) 목화밭 李 乙 (이만재) 종로 아스팔트를 일구어 손톱이 다 닳도록 일구어 목화밭 하나 만들고 싶다 동대문에서 서대문까지 하얀 하얀 목화길 내 향수鄕愁 세종로 쯤 한복판에 초가삼간을 지어 흙으로 지어 달바가지도 심고 봉숭아도 심고 집사람 물레 돌리며 친정어머니 생각할거 나는 .. 좋은 시 2017.01.12
무당개구리, 李 乙(이만재) 무당개구리 李 乙 (이만재) 강원도 산비탈 메마른 자갈논에서 슬레이트 폐가廢家 울녘에서 그믐달 죽었던 지신地神들이 되살아나 굿을 한다 개개개 굴굴굴 온통 셀프토오먼트 세상 씹는 소리들 제물도 없고 무녀도 없고 할매도 없고 손자도 없는 자본주의 사슬에 묶인 향리鄕里 개굴개.. 좋은 시 2017.01.12
알몸으로 살지, 李 乙(이만재) 알몸으로 살지 李 乙(이만재) 벗고 살지 옷일랑 벗고 알몸으로 살지 알몸으로 생각하고 알몸으로 말하지 광화문 네거리에서도 명동 한복판에서도 망우리 공동묘지에서도 알몸이 되어 가슴팍 보이는 알몸이 되어 부그럼 접어두고 속을 훤히 내보이는 알몸으로 살지 옷일랑 입고 대중탕에.. 좋은 시 2017.01.12
하늘을 말한다, 李 乙(이만재) 하늘을 말한다 李 乙(본명:이만재) 하늘은 언제나 높고도 두렵다 하늘이 바다처럼 쪽빛에 물들어서 아니라 하늘이 암장처럼 무거워서 아니라 하늘이 그냥 하늘이라서 무섭다 무엇 하나 보이지 않는 하늘이 누구 하나 살지 않는 하늘이 소년 내 철 모르던 시절에 혼자 몰래 손가락으로 하.. 좋은 시 2017.01.11
둘이 하나되어, 李 乙(이만재) 둘이 하나되어 李 乙(이만재) 나 그대를 아파하듯 그대 역시 나를 아파하며 지금 오늘이 흘렀으면 한다 우리 서로 떨어져 있어도 내 가슴 속 자리한 그대였으면 한다 궂은 날 비오면 곧바로 달려가 작은 우산 함께하며 오직 사랑으로만 감싸주는 그대의 나였으면 한다 나 그대 없으면 줄.. 좋은 시 2017.01.11